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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로그

에이브의 쿠킹다이어리

by leeeel 2020. 6. 30.

안녕하세요 리리입니다. :) 

 

저는 몇년 전부터 믿고 보는 영화배급사가 한 곳 있습니다. 이번에 본 영화 에이브의 쿠킹다이어리를 배급한 영화사진진 인데요. 진진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독립 혹은 인디 영화를 발굴해서 배급하는 영화사에요. 

제가 리뷰한 적 있던 바르다를 사랑한 얼굴들 역시 이 영화사에서 배급한 영화입니다. 

2020/06/03 - [무비로그] -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그저 인스타그램에서 홍보하는 것을 보다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영화였다. 그렇게 결심하였을 때가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인데 이미 영화는 왓챠플레이에 풀리고 아녜스가 별세하기까지 했으니

lee-lee.tistory.com

제 취향에 잘 맞는 영화가 많이 들어오길래 인스타그램까지 팔로잉해가면서 어떤 영화를 들여오는지 항상 주시하고 있어요. 

 

이번에 배급한 영화는 에이브의 쿠킹다이어리인데요. 

 

 

 

에이브의 쿠킹다이어리

 

이 귀여운 12살의 에이브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요리영화인데도 요리는 어떤 장치적 요소 그 이상으로는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영화내내 요리가 엄청 나오고 팝콘을 쉴새 없이 먹게 할 정도로 그 요리들이 매력적으로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영화의 메인은 요리가 아닌 것 같아요. 

저 요리를 좋아하는 12살의 소년의 성장이 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소제목1

곧 13살이 되는 에이브는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있고 요리를 좋아하는 소년이다. 에이브는 에이브를 사랑하지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외조부모와 친조부모 엄마, 아빠를 갖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무신론자이고 어머니는 그의 아이덴티티를 찾아주고 싶어하고 외조부모님은 팔레스타인 출신에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며 친할아버지와 삼촌 아리는 이스라엘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다. 지리적으로 언어적으로 본다면 어려울 것이 없다 양가 다 셈족의 언어를 쓰고(물론 아랍어와 히브리어는 아주 다르다) 유사한 (그러나 절대 같지 않은) 음식을 먹는 가족이다. 하지만 여기에 신과 정치가 끼기 시작한다면 교차점 하나 없는 대척하는 사이가 되게 된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에이브는 이스라엘식 성인식인 마르미츠바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무슬림식 단식을 진행하는 듯 두 문화를 다 존중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그런 에이브에게 부모님은 여름방학동안 요리캠프에 가보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을 하고 에이브는 받아들이지만 처음 요리캠프를 방문해보고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에이브는 그가 관심있게 보고있던 행사 등에서 퓨전식을 내놓으면서 0팝업레스토랑을 진행하는 치코의 주방에 가서 일을 돕고 싶다 말하고 일을 도우며 요리를 배워나간다. 그런 즐거움도 잠시, 그 일탈이 부모님에게 들키게 되고 에이브는 외출 금지를 당하고 에이브의 부모님과 조부모님은 갈등이 심화된다. 그 갈등을 풀어보고자 에이브는 무슬림과 유대식을 혼합하고 그것을 또 브루클린 식으로 재해석을 해서 퓨전식을 내놓으며 가족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려 한다. 

 

감상

가벼운 마음으로 봤지만 그렇게 가볍지도 쉽지도 않은 영화였다. 특히나 흥행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가 먹힐 수 있는 요소가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동은 저 멀리 있고 우리는 그들의 정치적 상황도 식문화도 그렇게 썩 잘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나 무슬림과 유대교는 식단에 대한 교리와 법이 있는데 무슬림은 그것이 '할랄'이고 유대교는 '코셔'이다. 그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영화의 큰 그림은 놓치기 쉽다고 생각한다. 특히 가족식사에서 에이브가 시도하는 유대교식 식전기도와 무슬림식 식전기도를 짬뽕시킨 것 등은 웃픈 포인트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것들을 눈치껏 알아봐야하는것이 아쉬운 점이다. 이건 영화의 문제라기보다 '아는 만큼 보인다'의 문제이다. 음식 역시 중동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샤왈마도 피타도 찰라도 팔라펠도 미치도록 맛있게 보였지만 그 맛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영 구미가 땡기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문화적 배경을 제외하더라고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식단들을 보는 재미도 있고 샤왈마나 팔라펠을 먹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영화이다. 우연치않게 당장 이번주에 중동음식이 그리워져 이태원의 페트라를 가기로 약속이 잡혀있었는데 만약 없었더라면 만들었을 정도로 영화내내 식욕을 당겼다. 에이브는 아마 충분히 좋은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라도 자신에 대해 많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태어났다. 그것이 꼭 불행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만큼 더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위로해주고 싶다. 

 

대사

"MIX IT UP!"

 

누군가는 나를 아브라함, 누구는 이브라힘 또는 에이브라힘이라 부른다. 하지만 난 그냥 에이브가 좋다. 

 

+) 사족 

영화 감독이 누구인지 보려고 검색했는데 훈훈한 브라질 사람이라 2차 충격이었다. 

브라질 감독이 중동이야기가 섞인 미국 영화를 만들다니 역시 미국이란 느낌?

이분이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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