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발다치의 데커 형사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이다. 첫번째이야기와 두번째 이야기가 꽤나 인상적이라 세번째도 재미있게 읽었던것 같은데 4번째 시리즈를 읽으려고 하니 한개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다시 읽었다.
데커 형사 시리즈는 소재가 신선하다고 할 수 있는데 주인공인 데커는 젊을 때 미식축구 선수였다가 경기 중 사고로 죽다 살아났고 그 이후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 과잉기억증후군은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되는 것인데 이 주인공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1편인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에 잘 나와있다.
데커는 원래 형사였으나 2편부터는 FBI 에서 일을 하는데 출근을 하는 도중 한 남자가 걸어오는 여자를 총으로 쏘고 자살을 시도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때부터 그 남자의 살해 및 자살 시도의 이유에 대해서 조사를 시작하지만 이 사건이 정부의 보안과 관련된 정치적 문제가 엮여있고 DIA(미국방정보국)까지 이 일을 조사하고 있는 걸을 알고 DIA는 FBI 및 데커에게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하지만 범인과 동기, 진실을 파헤치는 데커는 신경을 쓰지 않고 계속해서 사건을 조사해나간다. 거대한 음모와 생각보다 재밋는 반전이 있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데이비드 발다치의 책은 시리즈의 첫번째권인 모든것을 기억하는 남자들부터 사실 주인공과는 반대로 정말 내용을 잘 기억못하는 편인데 이번에 원인을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들이 상당히 산만하다. 주인공은 매력적이지만 중심 줄거리의 복선도 뭣도 아닌 전혀 뜬금 없는 이야기들이 산발적으로 나오고 중심줄거리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다. 결국 그런 요소들이 다 모여 읽고나서는 쉽게 증발되는 소설이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줄거리, 개성있는 캐릭터에 비해 작가의 글을 모아서 작성하는 솜씨가 조금은 안타까운 소설이다. 그렇지만 벌써 5번째 책까지 국내에 발매된 걸 보면 나처럼 짜증을 내면서도 츤데레처럼 읽고 있는 독자들은 탄탄한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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