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리입니다.:)
아무튼, 떡볶이
밑줄긋기
- 나는 진짜 무서운 것은 귀여움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악마가 시커멓고 꼬리가 길고 눈알이 빨갛고 이빨이 뾰족하기 때문에 세상이 아직 안전한 것이다. 제하 같은 애가 악마였다면 세상은 진즉에 끝났어,
- 나는 어느 건물 지하의 오래된 가게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어른이 된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 중 어떤 어른들은 자신들이 먹고 자랐던 음식을 다시 찾아 먹으며 자신을 닮은 자식을 품고 조용히 엄마와 아빠가 되어가고 있었다.
- 이 작은 가게에서 얼마나 커다랗고 아름다운 것이 쑥쑥 뻗어나가고 있는지 김경숙 씨는 알고 있을까
- 다 좋아한다는 말의 평화로움은 지루하다. 다 좋아한다는 말은 그 빈틈없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을 자주 짜증나게 한다. 또한 다 좋아한다는 말은 하나하나 대조하고 비교해가며 기어이 베스트를 가려내는 일이 사실은 귀찮다는 속내가 은은하게 드러나는 제법 게으른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오만 없는 좋아함에 그닥 불만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다 좋아한다’라는 말에 진심으로 임하지 않았다면 이 책도 이렇게 묶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감상
이 책을 보게 된 순간 나도 확신이 왔다. 이 책들 드는 순간 난 책을 읽는 동안 n번의 떡볶이를 먹게 될 것이라는. 나에게는 떡볶이에 대한 저항력 따위는 0에 수렴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집어들었다. 나는 떡볶이에 대한 얘기에도 떡볶이라는 음식에게서만큼 저항력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결국 이 책을 읽으면서 세번의 떡볶이를 먹게 되었으면서도 나는 영스넥과 코펜하겐 떡볶이에 대한 갈망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세상에 맛없는 떡볶이란 있기 힘들다. 밍숭맹숭 애매한 떡볶이는 있을지언정 맛이 없는 떡볶이란 거의 없지. 그런 점에서 요조의 이야기에 동감하게 되었다. 떡볶이에 대한 이야기를 책 한권을 너끈히 써내려갈 정도의 추억이 있는 사람은 내 기준 삶을 알차게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무튼 시리즈 대부분을 좋아한다 할 수있지만 떡볶이는 가히 내 마음속 3순위 안에 들것이다. 개인적으로 놀랐던 점은 신수진이 만들어 먹는 떡볶이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점. 사실 난 떡볶이 하면 대부분 처음에는 망하게 되는 그 밍숭맹숭한 떡볶이를 떠올렸는데 오롯하게 다양한 떡볶이집을 탐닉하며 생긴 이야기들로만 가득 차 있어 더더욱 고수같은 마음이였달까. 아 망했다. 아무튼 떡볶이의 내용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또 떡볶이가 먹고 싶어졌다.
한마디
"이건 맛있는 떡볶이다"라는 확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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